·6 min read·에세이·

제주에서 초2 아이를 키우며 생각하는 4가지

인성, 체력, 글로벌화, 그리고 개성

교육 전문가가 아니다. 초2 아이 키우는 초보 아빠다. 잘 하고 있는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. 근데 매일 애를 보다 보니까 나름대로 정리되는 게 있더라.


첫째, 인성

이건 뭐보다 먼저라고 생각한다.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인성이 안 되면 결국 힘들어진다.

별거 아닌 것들이다. 인사 잘하기, 고맙다고 말하기, 하면 안 되는 건 안 하기. 그리고 나랑 다른 사람도 그럴 수 있다는 걸 아는 것.

"쟤는 왜 저래?" 이런 말이 나올 때 "쟤는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" 로 바꿔주려고 한다. 어릴 때부터 이게 몸에 배면 어디 가서든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 같다.

결국 인성은 부모가 보여주는 거더라. 말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. 그래서 더 조심하게 된다.


둘째, 체력

체력이 안 되면 뭘 해도 오래 못 한다. 공부든 놀이든 다 마찬가지다.

우리 애들은 매일 주짓수를 한다. 진짜 매일이다. 비 와도 가고, 피곤해도 간다. 잘하고 못하고는 상관없다. 그냥 매일 몸 쓰는 게 당연한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.

주짓수가 괜찮은 게, 체력만 느는 게 아니라 예의도 배우고 지는 것도 배운다. 상대한테 인사하고, 졌으면 다시 올라가고. 그런 게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든다.


셋째, 글로벌화

한국어만으로 살 수 있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본다. 영어가 되면 접할 수 있는 세계가 완전히 달라진다.

애들은 일주일에 세 번 원어민 선생님이랑 논다. 수업이라기보다는 걍 놀이다. 영어를 "공부"로 안 느끼게 하는 게 지금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.

집에서 뭘 틀어줄 일 있으면 무조건 영어다. 페파피그, 넘버블럭스, 포켓몬. 근데 포켓몬이 문제가 한국 넷플릭스엔 한국어밖에 없다. 그래서 VPN 붙여서 영어로 틀어놨다. 번거롭긴 한데 애들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한다. 영어로 보는 게 그냥 자연스러워졌으니까.

글로벌화는 영어만의 문제가 아니다.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, 세상이 넓다는 걸 몸으로 아는 것. 제주에 외국인도 많고,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는 환경이 나쁘지 않다.


넷째, 개성

남들보다 잘하는 아이보다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아이가 됐으면 좋겠다.

저녁에 밥 먹으면서 매일 이야기한다. "오늘 뭐 했어?"로 시작하는데, 거기서 안 끝내고 "그때 넌 어떻게 생각했어?" "왜?" 이런 걸 물어본다. 정답 말하라는 게 아니라 네 생각을 말해봐, 이런 느낌으로.

AI 시대에 남들이랑 똑같은 답을 내는 건 의미가 없어진다. 자기만의 관점, 자기만의 취향, 자기만의 방식. 그게 개성이고 그게 결국 경쟁력이 된다.

초2한테 이게 얼마나 통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. 근데 가끔 "어 이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하네?" 싶은 순간이 온다. 그 순간이 좋다.


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

그냥 초보 아빠가 나름대로 해보는 거다. 맞는지 틀린지는 한참 지나봐야 알겠지.

인성, 체력, 글로벌화, 개성. 이 네 개가 깔려 있으면 그 위에 뭘 올려도 크게 흔들리진 않을 거라고 믿고 있다.

완벽하게 잘 키우겠다는 건 아니고, 그냥 매일 같이 뛰고 같이 밥 먹고 같이 얘기하는 거다. 지금 하고 있는 건 그 정도다.

0jin 서명

20년차 개발자. AI 시대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.